기억에 남는 문장들
질이 높은 치밀한 불완전함은 인간의 의식을 자극하고 주의력을 일깨워주거든. 이것 이상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완벽한 음악과 완벽한
연주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다간, 눌을 감고 그대로 죽어버리고 싶어질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D장조 소나타에 귀를 기울이고, 거기에서 인간이
영위하는 한계를 듣게 되지.
어떻게 이런 표현이 나올까. 감탄할 따름
완벽한것은 지루해...결핍이 따분하지 않은 인생을 만들어 준다.
인간은 이 세상에서 따분하고 지루하지 않는 것에는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고, 싫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대개 지루한 것이라는 걸.
핵소름...쉽게 말해 자극적인거에는 금방 싫증을 느끼고,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것에는 싫증을 느끼지 않는... 곰곰히 곱씨어
보아라...
23년간의 하루키 문학을 집대성하는 소설 해변의 카프카 양장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에서 독자들을 매혹시켰던 내면적인 세계와 태엽 감는 새 에서 추구했던 역사와 개체 간의 관계는 더욱 심화되었고,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 겐지 모노가타리 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에서 볼 수 있듯 문학적 모티프는 더욱 풍성해졌다.
해변의 카프카 는 열다섯 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을 양대 축으로 하여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며 숨 한 번 고를 틈을 주지 않고 독자를 이끌어간다. 작품의 주된 배경인 고풍스런 도서관 건물과 옛 책들이 자아내는 공기는 독자의 상상력을 깊숙이 자극한다.
특히 이 작품은 지금까지 하루키의 장 · 단편에서 종종 등장하던 양 사나이나 뚱뚱하지만 매력적인 여인 등의 캐릭터 대신 좀더 현실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또 다른 분신 같은 존재들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의 두 가지 트랙을 함께 그림으로써 하루키는 하루키 특유의 내면세계의 묘사에 있어 또 한번 한계를 뛰어넘는다.
긴 여정이 끝나고 마침내 환상을 떠나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주인공의 내면 묘사와 소년을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하는 사에키 상과의 이별의 대화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속으로만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자신의 아픈 시절을 불현듯 떠오르게 할 것이다.
해변의 카프카 에 부쳐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보내는 메시지
서 장 모래 폭풍 같은 사람의 운명
제1장 15세 생일날의 가출
제2장 미국방부의 극비 문서
제3장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제4장 전시라는 높고 깊은 산
제5장 인간적 매력이 가득한 도서관
제6장 고양이와 대화하는 지능 장애 노인
제7장 백 년 뒤에 남는 것
제8장 미궁에 빠진 집단 혼수 사건
제9장 한밤중 옷에 묻은 핏자국
제10장 빛이 없는 무명의 세계
제11장 누나일지 모를 그녀와의 짜릿한 밤
제12장 피 묻은 수건의 비밀
제13장 절대 고독의 세계
제14장 고양이 탐정과 고양이 킬러
제15장 상상력과 꿈에 대한 공포
제16장 기묘한 자발적 피살 사건
제17장 빛과 그늘 속 〈해변의 카프카〉
제18장 일소에 부친 살인범의 자수
제19장 속이 텅 빈 사람들의 자기 증명
제20장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관계의 고리
제21장 저주받은 부자의 비극적 종말
제22장 ‘천사표’ 같은 노인의 내력
제23장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서
역자의 말 작가적 성숙을 실감케 하는 하루키의 탁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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