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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남녘에서 시작된 노랑 복수초, 흰 너도바람꽃, 보랏빛 제비꽃 소식이 알록달록 올라와. 도시의 보도블록 사이에는 하나둘 별이 내려와 별꽃이 피고, 거리를 걸을 때면 곧 지천으로 꽃 잔치할 날도 멀지 않았구나 생각하게 되지. 따스한 햇볕은 식물들이 깨어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야. 우리가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건 그 끝에 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일 거야. 미래가 있다는 것만큼 힘이 되는 일이 또 있을까. (159쪽) 청소년은 봄이다. 푸른 생명이 솟구친다. 겨우내 깊디깊은 잠을 자다가 마침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깨어나는 계절과 같다. 만물이 솟아오르며 생명의 기운을 마음껏 퍼뜨리는 시기. 노란색 흰색 보라색 알록달록 어여쁜 빛깔이 비로소 제 본래의 모습을 찾는 철. 그러니 생각만 해도 즐겁다. 기쁨이다. 웃음이다. 환호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환경을 생각하면 마냥 봄을 반길 수가 없다. 걸핏하면 미세먼지가 자욱하여 앞을 볼 수 없고, 남녘에서부터 꽃이 피어나 차례차례 북상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피어나 꽃과 함께해야 할 벌과 나비 그리고 거기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이 혼란을 겪으며, 생태가 어그러진다. 그러니 지금은 봄이어도 봄이 아니다. 지금의 우리 청소년이 처한 상황이 꼭 지금의 이그러진 봄과 같다. 무엇이 잘못되어 봄이어도 봄이 아닐까. 청소년을 마냥 꿈과 희망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었고, 봄도 마냥 반길 수 없는 이 환경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기성세대인 우리 어른의 잘못이다. 명백한 과오다. 잘못을 저지른 결과도 고스란히 어른이 감당하면 무슨 문제이랴. 환경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환경은 오히려 미래 세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잘못은 기성세대가 저질러놓고 덤터기는 미래 세대가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미래세대가 이것을 회피할 수 없다. 아니 실상을 정확히 보고 대처해야 한다. 그래야 자그만 희망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고 봄다운 봄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거기로 가는 길을 가르쳐주는 좋은 사례가 하나 있다. 영국 남서쪽 데번의 아름다운 바닷가에 모드베리(Modbury)라는 마을이 있단다. 여기서는 비닐봉지 대신 환경에 해롭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봉투를 사용한다고 해. 식품점에서 말린 올리브를 사거나 정육점에서 스테이크를 살 때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종이에 담아 주지. 갤러리, 철물점, 선물 가게에서는 면 가방을, 테이크아웃 음식점에서는 종이 가방을 사용하고, 꽃 가게는 생분해 아세테이트로 포장하고 야자 줄로 꽃다발을 묶어 줘. 모드베리 사람들은 집집마다 유기농 공정 무역 제품인 면 장바구니를 갖고 있단다. 상점들은 더 이상 쓰지 않는 비닐봉지를 플라스틱 의자나 내구성 있는 물건으로 재활용하는 도매업자에게 팔았어. 2007년 5월 1일, 유럽 최초 ‘비닐봉지 없는 마을’은 그렇게 해서 태어났단다. (140쪽) 모드베리는 우리에게 봄이, 희망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마음먹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 모드베리 출신의 영국 국영 방송 카메라 기자인 레베카 호스킹으로부터 비롯한다. 하와이 바다 생물을 취재하다가 비닐봉지를 먹고 서서히 죽어가는 바다거북, 앨버트로스 같은 동물을 본 뒤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재앙을 막으려고 한다. 결과가 쉬웠을 리 없겠지만 마침내 이룬 비닐봉지 없는 마을. 바꾸는 게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 특히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꿈꾸고 실천해야 한다.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 길밖에 없다.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미안하지만 조금 쓰고 작은 것에도 만족해야 한다.
플라스틱과 콘센트 없는 세상을 상상해 봐!
-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본 환경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는 기후, 먹을거리, 물, 쓰레기, 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담고 있다. 저자는 생태적 관점에서 환경을 바라보자고 이야기한다. 모든 생명체들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간도 하나의 생명이고 대자연 속의 일부이기에, 다른 생명이 살지 못하는 곳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명이 가치를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생태와 환경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출발해 기후 변화 등으로 지구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과 생태 문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환경과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등 환경과 생태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체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책 부록으로 환경·생태와 관련한 국내외 주요 사건과 역사, 연표를 담았다.


머리말. 불가사리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

1장. 왜 생태를 알아야 해?
생태가 뭐야?
생태라는 말의 기원
내 안에 깃든 자연, 자연 안에 깃든 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세상

2장. 지구가 달라졌어요
일찍 피어 버린 봄꽃들
식지 않는 도시의 열기
한반도에서 사과가 사라진다면
역사 속에 나타난 기후 변화
기후 변화로 신음하는 세계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 히말라야가 흘리는 눈물 / 사라진 알래스카의 호수, 지구 최대의 환경 재해-아랄 해 / 사막에 내린 폭설 / 바닷물에 잠기는 섬나라 / 슈퍼 태풍 하이옌 / 지구의 경고-사막화 / 미세 먼지의 위협)

3장. 인류를 위협하는 환경·생태 문제
먹을거리
(농약 / 식품 첨가물 / 지엠오 / 씨앗 / 육식)
지구 환경
(물 / 바다 / 해양 생태 / 습지 / 숲 / 동물 복지)
쓰레기
(일회용품 / 가전제품 / 플라스틱 / 음식물 쓰레기)
에너지
(석유 / 전기 / 물건의 일생 / 착한 에너지)

4장. 생태적으로 살기
지금 나부터 실천하기
(초록 도시 대작전 / 도시 텃밭 가꾸기 / 옥상을 푸르게 푸르게 / 도시 양봉 / 빗물 저금통 / 제2의 수확-푸드 뱅크 / 길모퉁이 냉장고-푸드 셰어링)
함께 실천하기
(숲을 지키는 엔지오 / 새로운 시도-생태 공동체)
세상을 바꾸는 좋은 생각
(‘좋은 에너지’ / 적정 기술)

닫는 글.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

부록. 환경·생태 역사
국내외 주요 환경 운동의 역사 / 환경·생태 연표 / 3대 환경 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