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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p26...아이가 지금 행복하면 내일도 행복할 거고 일주일 후에도 행복할 건 분명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의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고 그럴 기운을 모아 아이의 오늘을 행복하게 만드는 쪽이 훨씬 이익이 아닌가. p42아이가 내 뜻대로 된다고 자랑 말고, 아이가 내 뜻대로 안된다고 걱정 말라. 반대로 아이가 내 뜻대로 된다면 걱정하고, 아이가 내 뜻대로 안되면 안심하라.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는 아이에게 뜻이 없다는 거다. p43...도대체 부모의 뜻은 항상 믿을 만하고 또 바람직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세상을 먼저 살아 보고 단맛 쓴맛을 모두 맛봣다고 세상의 모든 맛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자식의 입맛에 맞으라는 보장도 없다. 몸에 좋은 음식도 강제로 먹이면 체하게 마련이다. 자식에게도 골라 먹을 권리가 있다. 내 생각으로는 많은 엄마의 뜻은 거의 착하고 공부 잘해서 성공하는 것 이다. 이럴 때 착하다 는 건 부모의 말에 순종하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이지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깊으며, 정의감이 높다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부모가 시키는 것에 토를 달지 않고 기꺼이 따르는 아이가 부모에겐 착한 아이이다. p54...나는 나처럼 해야 좋은 엄마라고 우길 만큼 순진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수많은 길이 있는 것처럼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데도 수많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무엇보다 아이가 반드시 엄마가 키우는 대로 키워지는 대상이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세상이 말하듯 아이의 인생을 치밀하게 기획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매니저 엄마, 타이거 엄마, 헬리콥터 엄마가 지금 같은 무한 경쟁의 사회, 위험 사회에서는 좋은 엄마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엄마노릇이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엄마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엄마노릇에 저항을 느끼면서도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육아법은 자신과 아이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는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내 인생관이 곧 내 자녀관이요. 내 교육관일 수밖에 없다. 남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가는 참고사항일 뿐 그것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엄마는 이런 엄마다. 첫째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둘째 아이를 끝까지 믿어준다셋째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넷째 아이의 생각을 존중한다.다섯째 아이를 자주 껴안아 준다.여섯째 아이와 노는 것을 즐긴다.일곱째 아이에게 공동체의 룰을 가르친다.여덟째 아이에게 짜증을 내지 않는다.아홉째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특히 공부하라는. p121...엄마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친구 사귀기에 일일이 간섭해서 결국 엄마가 골라 주는 친구와만 사귀도록 강요하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스스로 친구를 사귀는 능력 자체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아니 친구만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 간의 관계 맺기에 실패하게 된다. 마음은 가까워지고 싶은데 혹시 잘못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어느 거리 이상 다가가지 못한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을 볼 줄 모르는 인간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결혼상대를 고를 때도 자신은 물러서고 엄마를 앞세운다. 엄마가 좋아하는 이성과 결혼하겠다는 여성이나 남성을 효녀 효자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넌센스다. 그들은 효자 효녀가 아니라 그저 미성숙한 인간일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부부간에 갈등이 생겨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휴대전화로 엄마부터 부른다. 금쪽같은 내 자식이 결혼한 후에도 엄마만 믿어 줘서 흡족한가. 내 아이가 나쁜 친구를 사귈까 봐 겁내지 마라.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 말은 어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나쁜 친구란 없다.친구를 나쁘다고 욕하는 건 곧 내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p134 왕따의 폭력이 왜 이렇게 어려지고 늘어나는가에 대해선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정부나 학자나 부모들 모두가 경쟁위주의 교육풍토, 인성교육의 실종, 매스미디어의 영향, 사회전반의 폭력성 등을 주범으로 꼽는다. 거기에 강력한 처벌의 부재를 덧붙이기도 한다. 진단은 맞다. ........부모가 가장 중요하다. 부모들은 언제까지 정부와 사회풍토와 학교를 원망하면서 불안에 떨기만 할 건가.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는 부모로서는 당장 사회를 바꿀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내 아이가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는 되지 않도록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착하게만 보이는 내 아이가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답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 배려를 가르쳐야 한다. 아니 말보다도 부모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 있는 데서 마구 욕하는 것, 흉보는 것, 싸우는 것, 물건을 집어던지는 것 등의 폭력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내가 아프면 남도 아프고,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깊이 심어 주기 위해서 불우한 이웃을 위해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퍼 주는 지식을 꾸역꾸역 받아먹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짜증이 나 때로는 폭발시키고 싶은 충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해 주고 그 충동을 다른 아이한테 푸는 대신 건강하게 발산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함께 공을 차거나 줄넘기를 하는 등의 운동도 좋고 연극이나 영화, 음악회에 다니는 것도 좋을 것이다.....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 주어야 한다. 사람의 심리는 묘해서 굴종하는 상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멸시하게 된다.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 싫다고 딱 부러지게 말하면 당장은 더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지만 속으로는 두려움이 일게 마련이다.................. 학교에 대한 작은 불평이나 불만에 대해서도 학교는 다 그런 거야 는 식으로 대범한 척 넘기지 말아야 한다. 나한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한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이와 나는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p170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말 것!...친구들이나 예전 동료들이 어느 만큼 가 있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갔으니 나는 나의 길을 가면 그뿐이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 부럽게만 보이는 그들의 삶에도 얼마나 많은 걸림돌이 있었겠는가. 진짜 신경 써야 할 일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할까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다. 결혼이나 출산 전에 하던 일과 연관된 종류의 일일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일일 수도 있다. 어떤 일을 선택하든 간에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냉정히 판단한 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p173 살아가면서 새록새록 느끼는 것 중의 두 가지는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그리고 허투루 보낸 시간은 없다 는 사실이다. 나 역시 한창 살림과 육아에 매달려 있었을 때는 몰랐었지만. 아이들만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 엄마들도 그렇게 태어난 존재다.... p202 누구나 잘하는 게 있고 잘 못하는 게 있다. 적성에 맞으면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더 잘할 수 있지만 안 맞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기 십상이다. 애써도 잘 안 되는 아이와 덜 애써도 잘 되는 아이를 단순비교해서 네가 노력을 덜 해서 그런 거야 라는 식으로 평가하고 닦달하는 건 어른들의 폭력이다. 아이인들 왜 잘하고 싶지 않겠는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돼서 이미 스스로 좌절하고 있는 아이를 격려는 못할망정 상처에 소금 뿌리는 짓들을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산다..      

가수 이적 엄마로 더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이 손주 여섯을 둔 할머니가 되어 쓴 육아 이야기. 1996년 과외 한 번 시키지 않고 아들 셋을 공짜로 서울대에 보낸 이야기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펴냈을 때만 해도 대한민국 엄마 열에 일곱쯤은 ‘제발 아이를 끝까지 믿고 지켜봐라’는 그의 교육관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후 IMF,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우리 사회는 무한 경쟁의 복판으로 치달았고, 교육현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행여 자신의 아이가 경쟁에 뒤처질 것을 두려워하는 엄마들은 채 돌이 되기도 전의 아이들을 서로 질세라 조기 교육의 대열로 밀어넣고 있다. 저자 또한 이러한 세태를 지켜보며 한때 자신의 육아철학의 유효기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새 세 명의 아들들은 모두 가정을 이루어 손자 셋, 손녀 셋을 안겨주었다. 그 손주들에게서 자신의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지는 것을 보며, 나름 행복하고 재미있게 아이들을 키웠다 자부하는 그조차 자식 키울 때 더 잘하지 못해 후회되는 일들이 생각나는 것을 떨치지는 못했다. 또한 하루하루를 아이들과 씨름하며 당장 아이 키우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젊은 부모들이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져 ‘만약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과 ‘다시 아이를 키워도 변하지 않을 것들’을 다듬어 내놓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부추긴 것도 나이 덕이다. 머잖아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세상을 살아보니 이제 확실히 보이는 것들이 생겨나 미숙했던 자신의 경험담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젊은 엄마들에 대한 조언과 애정 어린 질책까지 담을 수 있게 되었다.

프롤로그 육아 잠깐이다

chapter 1
화내는 엄마, 뜻대로 안되는 아이들

부모가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 후회하는 것들
정보력이 뛰어난 엄마가 더 위험한 이유
아이들 너무 바쁘다
자식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엄마의 조건

chapter 2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은 엄마들에게 하고 싶은 질문
자녀에게 올인하지 마라
부모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아이는 손님처럼

chapter 3
할머니가 되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육아의 지혜

공부-아이가 공부 못하는 게 왜 엄마 탓인가
적성 찾기-기다려 주는 부모가 되라
친구 사귀기-아이가 나쁜 친구를 사귈까 봐 겁내지 마라
창의성 기르기-창의력은 학원에서 길러지지 않는다
왕따 문제-내 아이도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아동성범죄-내 아이를 범죄로부터 지킨다는 것
행복-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

chapter 4
아이만 키우지 말고 나를 키워라

엄마가 크면 아이도 따라 큰다
진짜 아이 기를 살리고 싶다면
10년 전업주부로 살면서 느낀 것들
모성은 항상 아름다운가
아빠들이 달라졌다
워킹맘 VS 전업맘

chapter 5
다시 아이를 키워도 변하지 않을 것들

아이만의 장점을 찾아서 칭찬하고 키워 줘라
강하면서 부드러운 아이로 키운다는 것
아이를 끝까지 믿어 줘라
아이들은 갈등하지 않는다, 다만 부모가 갈등할 뿐
머리나 말이 아닌, 몸으로 사랑하라

에필로그 멋지다, 젊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