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모르고 살았노라 - 김소월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 붙는 불은 옛 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 옛 풀이라도 태웠으면! (p108) 그는 끝끝내 세상을 모르고 살기를 선택한, 우리의 슬픈 시인이었다(p109).詩는 시가
아니었다.인생이었다. 시에는 삶과 죽음, 사랑, 이별이 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인생을
쓴다는 것이다. 시를 읽는다.생노병사와 희노애락을 읽는다. 시를 쓰고 읽는 것은쉬운 일이 아니다.인생과 사랑을 쓰고 읽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는모든 것을 가장
간단 하게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서 쓰기 쉽다. 형식은 자유다. 몇 자의 여운으로 나의 생각과 인생을 적을 수 있다.하지만 거기에는 인생의
모든 것 을 담을 수 있는 표현이어야 한다.언어 선택을 잘해야 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이쓴 시를 읽고, 그 사람의 느낌과 정서와 인생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어떤 이는 시를 쓰다가
안되면 소설을 쓰고, 그래도 안되면 평론을 쓴다고 한다. 이 말은 그만큼 시를 짓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시 한 편을 읽은 것은
소설 한 편을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시를 짓지 못하는 내가
지금 시집을 들고 있다. 나는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시인들의 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반푼어치도
없다.내가인생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읽고 내 마음대로 이해하려고 한다.거기서 그냥 나만의 느낌을 얻으려고만 한다. 나의 느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누구나 좋아하는 노래가
있고 좋아하는 시가 있다. 그것에는 자기의 인생 공감 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사랑하는 시가 있다. 평소에
그런 시들을 외웠다가, 어디에선가는 한 번은 꼭 사용해본다. 내가 애용하는 시는 교과서의 시가 대부분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이 책에는 내가
애용하는 시가 나온다. 이 책에는 책의 제목처럼최영미 시인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 세월이 지나도 신선함을 잃지 않고 번역해도 죽지 않는
시들이 소개되고 있다. 바이런, 릴케, 예이츠 등의 서양 시인을 비롯해서 정약용, 한용운, 김소월, 천상병 등 그외 여러 시인들이 그들의
시정을 여과없이 뽐낸다. 거기에 최영미 시인이 자기의 감정을 짤막하게 보탰다.이 시집에는50편의 외국시와 10 편의 국내시가 실려 있다.
외국시는 저자가 직접 번역한 것은 아니다.세익스피어는 내가 죽거든
애도하지 말라고 한다. 자기의 시를 보더라도 자기의 이름을 자꾸 부르지 말라고 한다.그가 인생에서 얼마나 사랑을 많이 받았는지를본다.그의
삶에 대한자신감을 보고, 더나아가그가 여기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마지막으로 남기는염려와 사랑을 본다.인생과 시에서 우러나오는사랑과
자신감에서 나의 가슴을 열고 나의 그것들을 본다. 얼마나 옹색한 것들인지 모르겠다.나도 그들처럼 마자막 순간에, 남은 자들을 염려해 보고
싶다.
워즈워드는 자연의
무지개를 보고, 어렸을 때의 느낌이 죽을 때도 그러할 것이라고 하면서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형언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할 뿐이다. 무지개는 아름다운
것이고 꿈과 낭만을 가진 것이다. 무지개 뿐만아니라 자연의 것 중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무지개의여러 가지 색깔들이
서로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은 환상적이다. 그 환상은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되었을 때나 변함이 없다. 단지 인간의 변덕스러운
마음이 변했다.아름답게만 보이던 것들이 당연한 과학적 현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자연을 가슴으로 이해하던 것을 머리로 이해한다. 내마음속의
무지개도 빛의 반사작용이라는 몇 글자로 무지개를 벽에 걸어 놓았다.
외국의 시를 읽는 것은국내의 시를 읽는 것보다 부담스럽다. 외국의 시를 번역할 때에,그 시어에
마땅하고 적당한 시어를 고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시어를 읽는 이들의 문화적 감정도 그 나라의 그것과도 다른 것도 한
몫을 한다. 된장국은 뚝배기에다 먹어야 제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그런 면에서이책은 번역이 잘 되었는지도 나는 잘 모른다. 단지
나는 나만의관점으로 읽고, 읽고,또 읽고, 읽기를 반복한다. 그렇다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언어로 쓰여진 것이라고 해서 내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대할 수도
없다. 결국 시를 이해하는 것은, 그것이 어떻게 쓰여져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내 마음 속에 누가 살고 있느냐가
문제이다.나만의 상상력과 감정과 감성으로 그들을 만나고 이해한다. 누가 뭐래도 나만의 세익스피어와 워즈워드, 천상병을 만난다. 거기에서
그들의 인생을 맛본다. 그 맛에서 내 인생을 그려본다. 내 마음 속에 나만을 위한 인생 화가가살고 있다.
시집 한 권, 빵 한 덩이, 포도주가 있으면, 사랑이 없더라도 황야도 천국이 되니
서른, 잔치는 끝났다 의 시인 최영미를 키운 55편의 시들
「선운사에서」「슬픈 카페의 노래」「서른, 잔치는 끝났다」 등 주옥같은 시들을 발표해 온 최영미 작가를 시인으로 살게 한 시들은 과연 어떤 작품들일까?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과 세계의 명시들을 공책에 한 줄 한 줄 정성껏 베꼈’던 검정 교복의 여학생은 치열한 청춘을 통과하며 시인이 되었고, 어느덧 시력 18년을 맞아 자신의 작품을 풍요롭게 만든 55편의 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내가 사랑하는 시 는 〈주간동아〉에 1년간 연재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코너 「최영미가 사랑한 시」에서 소개한 시들과, 연재를 마친 후 추가한 작품들을 모아 펴낸 것이다. 각 언어가 가진 미(美)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영어권 작품의 경우 작가가 직접 번역했고, 해당 시인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추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여러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여러 시를 읽을 수는 있다 는 작가의 말처럼, 오래된 공책 속에서 또는 일기장을 뒤적이며 적은 시들이 삶을 관통해 시인의 자양분이 되어왔음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엮으며 / 시를 쓰지는 않더라도 인생을 보다 깊고 풍부하게 향유하기를……
1 썩지 않는 빵을 먹고
주문 373: 파라오 테티의 피라미드에서
아, 저 달콤한 사과 …… / 사포
루바이 27 / 루바이 49 / 오마르 카이얌
소네트 71: 내가 죽거든 / 셰익스피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존 던
병든 장미 / 블레이크
내 가슴은 뛰노니 / 워즈워드
자, 배회는 이제 그만두자 / 바이런
2 가을날
사랑에의 길 / 투르게네프
널판자에서 널판자로 나는 디뎠네 / 에밀리 디킨슨
아름다움을 위해 나는 죽었지 / 에밀리 디킨슨
중간 색조 / 토마스 하디
언젠가 많은 것을 알려야 할 사람은 / 쇼펜하우어 / 니체
그대가 늙었을 때 / 예이츠
정치 / 예이츠
산골 마누라 / 로버트 프로스트
가을날 / 릴케
3 우리를 살게 하는 많은 말들
미래 / 아폴리네르
아말피의 밤 노래 / 새러 티즈데일
자기 연민 / D. H. 로렌스
찻집 / 에즈라 파운드
첫 번째 무화과 / 빈센트 밀레이
불행한 우연의 일치 / 도로시 파커
가브리엘 페리 / 폴 엘뤼아르
바퀴 갈아 끼우기 / 나의 어머니 / 브레히트
아! / 로르까
알리깐테 / 자크 프레베르
4 코코아 한 잔
아들을 꾸짖다 / 도연명
촉 지방의 승려 준이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다 / 이백
고식안에게 올리다 / 두보
여행 길에 병드니 / 마쓰오 바쇼
기탄잘리 VII / 타고르
기탄잘리 IX / 타고르
코코아 한 잔 / 이시카와 다쿠보쿠
4천의 낮과 밤 / 다무라 류이치
내가 제일 예뻤을 때 / 이바라기 노리코
희망에 대하여 / 마흐무드 다르위시
5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평구에서 / 정약용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 김소월
길 / 김기림
눈 / 김수영
백마고지 / 김운기
그 사람에게 / 신동엽
새 / 천상병
관계 / 고정희
빈집 / 기형도
6 당신과 나는 우연히 만났지
젊음 / 파블로 네루다
문서에 서명한 손 / 딜런 토마스
팔려고 내놓은 집 / 로버트 로웰
그들은 집으로 갔어 / 마야 안젤루
한여름, 토바고 / 데렉 월컷
다른 장소 / 마크 스트랜드
안개가 흔적을 남기지 않듯이 / 레오너드 코헨
너는 내게 딱 맞아 / 마거릿 애트우드
출처
why(왜) , orator(웅변가) , unencumbered(방해 없는) , prodigal(낭비하는)
하루10분영어회화한번에 많은 단어 외우면 머리 아프니까 매일매일~ why ( 왜 ) Why would I… ( 내가 왜 하겠어 )Jael finally tells the other women why she has assembled all of them Jael은 마침내 다른 여성들에게 왜 그녀가 그들 모두를 모았는지 말한다Why doesn 39 t Dar take it there directly 왜 다르가 직접 안 하나요 orator ( 웅변가 ) so
kerfgd.tistory.com
뒤렌마트 희곡선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희곡이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상상할 때 나는 배우 중 한 사람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부담 막강한 연출자가 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냥 관객 하고 싶다. 제일 앞줄에 앉아 연극을 보는 관객(실제로 연극을 볼 때도 티켓팅 시작 시간 맞춰 제일 앞줄의 표를 받는 경우가 많은 편이고). 배우들의 얼굴에서 땀이 흐르는 것도 바로 볼 수 있는 자리, 소품 하나하나의 질감까지 느껴볼 수 있는 자리에서. 이 책도, 책 속의 두
gfwcu.tistory.com